스타벅스가 입점하면 주변 상권이 활성화된다는 일명 '스세권(스타벅스+역세권)'을 취재하기 위해 스타벅스 광명역점에 방문했다. 25일 매장 안은 고객으로 붐볐고 인근에도 지나다니는 행인들이 많아 주변 상권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소연기자 parksy@biz-m.kr
'스세권'. 몇 해 전부터 부동산 시장에서 키워드로 떠오른 단어다.
스세권은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스타벅스)'와 '역세권'을 합친 신조어로, 지하철역 주변 상권이 활기를 띠는 것처럼 스타벅스가 들어선 건물을 비롯해 인근 상가의 매출이 덩달아 상승한다는 뜻이다.
나아가 스타벅스가 입점하면 건물 시세까지 오른다는 말도 나왔다. 대표적인 예가 방송인 박명수의 아내 한수민이 2011년 29억원에 매입한 성신여대 인근 4층짜리 건물이다. 이 건물을 스타벅스가 통째로 임대하면서 건물의 가치가 급등했다. 한 씨는 3년 뒤 해당 빌딩을 46억원에 매각, 17억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의미가 퇴색한다고 했던가. 건물주는 물론 인근 상인도 들뜨게 만든 스타벅스란 상징성이 수도권에서 다소 옅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해 배곧신도시로 불리는 경기 시흥시와 미니신도시급 아파트촌이 형성된 경기 광명시에 새 매장을 열었다.
스타벅스가 새롭게 진출한 매장은 떠오르는 지역으로 상권 활성화가 기대되는 곳이다. '목이 좋은 곳에는 항상 스타벅스가 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상권분석 및 부동산감정 평가를 통해 입지선정을 해온 스타벅스의 철저함이 새삼 느껴지는 진출이다.
스타벅스 수원호매실점 전경
실제 본지가 두 매장을 방문한 25일, 각 매장은 고객으로 제법 붐볐다. 인근도 지나다니는 행인이 꽤 됐다. 스타벅스가 들어선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상권이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효과 때문일까. 입점해달라는 건물주의 요청이 하루에도 몇 건씩 들어온다는 게 스타벅스 측 전언이다.
스타벅스 인근 상인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신규 입점한 스타벅스 인근 A분식점 사장은 "스타벅스 때문에 고객이 늘었다. 전과 비교했을 때 15% 정도 오른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상가 매출에 기여하고 있는 스타벅스가 임대료에도 영향을 끼칠까. 이에 대해 부동산 관계자는 하나같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스타벅스 배곧신도시점 전경
배곧신도시 모처의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직 상권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많다. 그러나 '스세권'이란 의미가 많이 희석됐다"고 말했다.
공세적인 진출로 과거와 달리 스타벅스 매장이 증가, 희소성과 상징성이 떨어진다는 게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의 진단이다.
그는 이어 "5년 전에는 스타벅스가 있으면 주변에 영향을 미쳤지만, 요즘은 뭐…"라며 "(스타벅스로 인해) 임대료가 치솟는 경우는 일부 서울 특수상권 말고는 없다"고 설명했다.
광명역 인근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상권에 상호작용하는 것은 있지만, 임대료가 상승하는 요인은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다.
스타벅스가 입점하면 임대료가 올라 건물가치 상승으로 연결된다는 말이 어느덧 옛말로 느껴질 법한 대목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스타벅스 측은 "스타벅스는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적극 수용한 입점을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 전략을 세워 공간의 가치를 변모시킨다"며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