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사냥 '모다아울렛 커넥션']파산위기 임대인 속출 '전국적으로 설계했나'

  • 전시언 기자
  • 발행일 2017-06-07

14곳 중 김천구미·양산·경주점도
계약조건 등 경영상 어려움 호소
오산동탄·원주점 사례 유사 수법
하나은행 관련 매장도 추가 확인
가로채기 가담 의혹 신빙성 높여


"우리 또한 '부동산 가로채기'를 당할까 두렵습니다."

모다아울렛의 부동산 탈취를 겨냥한 듯한 임대차 계약조건 때문에 파산 위기에 내몰린 임대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세금·대출이자를 못 내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임대인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오산동탄점· 원주점 사례에서 나타난 '부동산 가로채기' 수법(5월 31일자 23면보도)이 전형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김천구미점 등 KEB하나은행과 관련된 곳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하나은행이 '부동산 가로채기' 사건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신빙성이 높아지고 있다.

6일 모다아울렛 등에 따르면 모다아울렛은 전국 14곳에서 아울렛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매장의 선봉장 격인 박칠봉 대표이사는 올초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포부를 언론에 밝히며 매출 증진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비쳤다.

하지만 매장별로 뜯어 보니 실상은 달랐다. 김천구미점의 부동산은 현재 재산세 6천만원 가량이 체납된 상태다. 모다아울렛이 내는 임대료로는 대출이자와 관리비를 충당하기도 부족하기 때문에 하나은행 측(신탁사)에서 재산세를 내지 않은 것이다.

부동산 소유주인 A사 관계자는 "하나은행에 내야 할 대출이자만 1억3천여만원인데, 임대료가 적어 매월 수백만원씩 적자"라며 "대출이 만기되는 오는 10월까지 체납된 재산세를 해결하지 못하면 하나은행은 대출연장을 해주지 않을 것이고, 이렇게 되면 (부동산 사냥을 당한 오산점과) 같은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토로했다.

양산점의 부동산을 소유한 B사의 경우 5년간 1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떠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B사 측은 적자의 원인으로 최저보장 임대료 없이 매출액의 3%만 수수료로 받는 임대차 계약 내용을 꼽고 있다. 매출과 임대료가 정비례하기 때문에 홍보와 투자를 하지 않으면 임대료가 낮아지는 구조다.

B사 관계자는 "월 1억5천만원씩 적자가 생겨 누적된 적자만 100억원 가량 된다. 사실상 파산위기인데도 모다아울렛은 일부러 질이 낮은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홍보와 투자를 하지 않는 등 매출증진 노력을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추가의혹을 제기했다.

경주점은 30여분 거리의 또 다른 모다아울렛과 경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모다아울렛 측이 지난 2013년 11월 경상북도관광공사로부터 경주 보문단지 내 1만7천여㎡의 상업시설 부지를 매입한 것.

공사 관계자는 "부지에 대해 잔금을 모두 치렀고 현재 판매시설 용도로 건축허가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아울렛 매장이 입점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공식입장을 듣기 위해 박칠봉 대표이사를 비롯한 모다아울렛 측에 취재 협조를 요청했지만, 박 대표이사는 취재를 거부했고 모다아울렛 측은 "소송 진행 중인 바, 당사는 인터뷰나 취재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공식답변 드린다"고 전해왔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

비즈엠 포스트

비즈엠 유튜브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