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의 판문점 선언으로 물꼬를 튼 남북경제협력사업(이하 경협) 추진에 건설업계가 분주해졌다.
국내 사회인프라(SOC) 예산 축소와 대출 규제로 인한 주택시장 침체로 고전이 전망됐던 건설업계에 새로운 전기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선제적 대응을 위한 전담특별팀(TF)을 구성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앞서 금융위원회는 북한 개발을 위한 재원 규모로 약 540조원을 설정하고, 특히 북한 내 철도·도로·통신 등 SOC 육성에 약 151조원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구체적인 SOC 사업으로는 지난 2007년 발표된 10·4 합의 경협을 토대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경제특구건설 및 해주항 활용·한강하구 공동이용·개성공업지구·문산~봉동간 철도화물수송·개성~평양 고속도로 등이 꼽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국토연구원 등은 국내 건설사가 북한 SOC 구축에 약 35조원 규모의 사업을 수행할 능력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철도·도로·경제특구 건설 등의 남북 경협을 맡는 TF 형식의 추진 체계를 꾸리고 있다. 이미 한국철도공사 등의 산하기관 등은 사장 직속의 부서를 신설해 대응에 나선 상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통일북방연구센터'와 'SOC(사회간접자본) 실증연구센터' 등을 통해 북한 SOC 건설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대한건설협회는 건설사·연구기관·학계 등 10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건설통일포럼'을 조직, 다음달 8일 첫 회의를 통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국내 대형건설사 중에서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금강산 개발, 개성공단, 대북 경수로 사업 등 북한 내 SOC 공사 경험을 가지고 있다.
대우건설도 현대건설과 신포 경수로 사업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의 SOC 사업 방향을 검토 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직 속단할 수 없지만, 경협이 추진되면 북한 내 건설 및 인프라·SOC 정비 수요는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어 국내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인 셈"이라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