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지정 계획에 인근주민 반발
아파트 밀집지 주거여건 악화 주장
1차공청회 행정기관 '통보' 불만도
인천 부평구 공병부대의 이전부지 활용을 두고 부평구와 주민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부평구는 땅 대부분을 주상복합 건물 등 준주거지역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는데, 인근 주민들은 공원 등 주민 편의시설 조성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평구는 최근 산곡2동주민센터에서 '제1113 공병단 부지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주민 설명회'를 열고 공병부대 부지인 청천동 324의20 일대 준주거지역 지정 계획을 밝혔다.
군부대가 이전하고 남는 전체 6만6천㎡ 부지 중 약 5만㎡는 주상복합, 대형마트, 지식산업센터 등의 입점이 가능한 준주거지역으로 지정, 관리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골자인데, 이런 계획을 공병부대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대규모 공원 조성' 또는 '대형 복합 쇼핑몰 개발' 등을 선호하는 반면 지식산업센터의 입주를 우려하고 있다.
청천동 공병부대 부지는 청천동과 산곡동의 경계에 있다. 그 주변은 부평금호타운, 산곡현대5차, 청천푸르지오 등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주거단지가 형성돼 있다.
산곡4구역 등 산곡동과 청천동의 재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1만5천세대 이상의 아파트 신규 공급이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청천동, 산곡동 주민들은 공병부대 이전 부지에 주민 편익시설이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오염물질 배출시설이 없는 첨단산업단지 입주만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로 인해 주거 여건이 악화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
한 주민은 "청천동과 산곡동 일대 인구는 포화상태지만 쇼핑센터, 공원, 체육시설 같은 편의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제는 주민들을 위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부평구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의 민원이 10여건 접수된 상태다.
1차 공청회가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행정기관이 결정한 것을 '통보'하는 자리였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청천동·산곡동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 부지를 어떤 형식으로 사용할까요'라고 의견을 물어보고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할 공청회가 아니었고 이미 결정된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였다"며 "이전에 우체국 물류센터도 아무런 (정보) 공유 없이 들어와 트럭이 수시로 들락날락하는데, 이번만큼은 주민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부평구 관계자는 "지난 설명회는 기본적인 개발 방향에 관해 설명한 자리였다. 아직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며 "다음 달로 계획 중인 2차 설명회를 통해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