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로 軍 이전 후 개설 협의로
기반시설 재산정때 437억 줄어
LH측 "판례상 의무 없다" 난색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부천 옥길지구 택지를 조성하면서 1천426억원의 기반시설 설치비 중 989억원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차액 437억원에 대한 환원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21일 부천시와 LH 부천사업단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 9월 옥길지구 택지 조성원가를 처음 산정할 때 기반시설 설치비가 1천426억원이었으나 2016년 12월 재산정 때는 989억원으로 줄어 차액 437억원이 발생했다.
이는 LH 부천사업단이 택지사업 지구와 연결되는 폭 34m, 길이 760m의 '부광로'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군(軍) 시설을 우회하도록 설계 돼 있는 것을 '군 시설 이전 후 도로개설'로 협의를 이끌어 내 공사금액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 2016년 1월 시설물 인수인계 후에도 예산 60여억원을 들여 22건의 각종 주민불편 사항을 해소한 데 이어 중장기적으로 추가 예산을 투입해야 할 사업이 24건에 907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자 437억원이 옥길 주민들을 위한 사업비로 환원될 수 있도록 재투자해 줄 것을 LH 측에 요청해 왔다.
그러나 LH 측은 최근 "지난해 11월 대법원 판례로 조성원가 차액반환에 대한 의무가 없으며, 법적 근거가 없는 사업시행자의 기반시설 설치는 부적정하다는 감사원의 지적사항(2010년 8월) 등으로 인해 437억원의 환원사업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LH 측은 "향후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공공의 사회적 가치실현, 사후 환경 민원 등에 따른 사업비 추가투입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상태다.
이와 관련 옥길 주민들은 "현재 옥길지구에 2만4천여명의 주민들이 입주해 살고 있는데, 문화·체육· 환경 등의 기반시설이 부실해 생활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재정여건이 좋지 않은 부천시가 나서기에는 역부족인 만큼 437억원이 부천 옥길 주민에게 쓰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LH 부천사업단이 9천500여세대가 입주한 옥길지구 택지를 조성하면서 주민들을 위한 공공기여도가 전혀 없다"고 비난했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