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지자체에 '불법 방 쪼개기' 단속 부탁전문가 "계속되는 수요와 수익으로 근절 어려워"최근 대학가에서 기승을 부리던 '불법 방 쪼개기'가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하자 국토교통부가 경기도를 비롯한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고 단속을 당부했다.건물 불법 증축인 방 쪼개기는 다세대 또는 다가구 주택 소유자가 주택 내부에 가벽을 설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방수를 늘리는 행위를 뜻한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자체에서 단속을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계속되는 수요와 수익'으로 방 쪼개기가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전문가들에 따르면 불법 방 쪼개기는 청년들이 많이 거주하는 대학가 원룸이나 고시원에서 성행한다. 열악한 방 상태에 비해 월 임대료를 높게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임차수요는 많다. 임대인은 방을 쪼갠 만큼 임차인을 더 받을 수 있어 임대 수익이 높아진다.실제 성남시에 소재한 가천대학교 인근 한 고시원에서는 성인 2~3명이 누우면 비좁다고 느낄 방을 가천대 원룸 평균 월세인 35만원에 임대하고 있었다. 청년들의 주거 빈곤을 부추기는 것이다.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요가 있고 수익이 있는 한 근절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향남읍의 공인중개사 A(32)씨는 "건물주 입장에서는 한정된 토지 안에서 법정한도가 허용하는 최대한의 범위에서 건물 건축을 하려고 한다. 100까지 지을 수 있는 건물을 50까지만 짓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통상적인 방법을 설명했다.A씨의 설명은 이렇다. 5가구가 살 수 있는 다가구주택으로 신고하고 지을 경우 모든 가구를 면적이 큰 투·쓰리룸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다는 것. 원룸 임대는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허가를 받고 난 후 불법으로 증·개축해 원룸을 만들어 세를 놓는다.A씨는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것"이라며 "합법으로 허용할 수 있는 세대수를 늘려줘야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현재의 행정은 탁상행정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현행법상 다가구주택은 연 면적 660㎡ 이하의 3층 건물로, 19가구 이하만 거주할 수 있다. 공동주택의 일종인 다세대주택은 동당 건축 연 면적 660㎡·4층 이하의 주택으로 19가구 이하가 거주할 수 있다.이행강제금에 벌칙도 있지만 단속인력 부족도, 500명에 이행강제금 부과…징수는 절반 전문가들은 방 쪼개기를 근절할 수 없는 또 다른 원인으로 '단속 인력 부족'을 지목한다.불법 방 쪼개기는 지휘·감독 기관인 시·군·구에서 단속한다. 점검 인력이 직접 집 내부를 방문해 위법 여부를 파악한 뒤 건축법 위반으로 판단하면 소유주에게 원상복구 시정명령을 내린다. 시정기간 내에 애초 신고한 대로 복구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이행강제금은 △건물의 1㎡당 시가표준액 △위반면적 △위반배율에 따라 책정된다. 영리 목적을 위한 위반이나 상습적 위반에 해당하는 경우 100%까지 가중된 이행강제금을 연 2회까지 부과할 수 있다. 지난해 8월에 개정된 건축법 시행령에서는 위반사항에 대한 이행강제금 요율을 시가표준액의 10%로 규정하고 있다.벌칙도 있다. 특히 도시지역에서 주택의 용도를 무단으로 바꾼 건축주 및 공사시공자는 건축법 제19조(용도변경) 위반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예를 들어 영업시설군으로 운동시설 용도로 허가를 받은 건물을 불법 증축해 제2종 근린생활시설군인 다중생활시설 고시원(해당 용도로 쓰는 바닥면적의 합이 500㎡ 미만)으로 용도를 무단으로 변경해 영업했을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문제는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경기도에 정비되지 않고 남아 있는 불법 건축물은 총 5만269곳이다. 이는 2017년 2분기 3만5천949곳보다 1만4천320곳(39.8%) 증가한 수치다.이중 방쪼개기와 연관이 깊은 주거용 위법 시공은 1천58곳, 무단 용도변경은 1천800곳에 달했다. 도는 지난해 무단 용도변경 500건을 적발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했지만, 징수는 268건으로 절반에 그쳤다.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건축허가가 난 이후에도 텀을 두고 건축허가사항대로 이용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성이 있지만, 점검 인력들이 집의 내부를 살펴보고 위법 여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단속을 할 사람이 없다. 일일이 건축물대장을 확인하고 현장에 나간다고 한들 강제로 건물에 출입하기가 어렵다"면서 "임대인, 임차인에게 여기가 위반건축물로 등재돼 확인하려한다고 하면 누가 문을 열어주겠나"라고 말했다.임차인의 안전과 재산권 위협하는 불법 방 쪼개기"건축물대장에 나온 소재지로 전입 신고해야 안전"주거 빈곤을 부추기는 방 쪼개기는 임차인의 '안전'과 '재산권'을 위협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의정부 화재'다.지난 2015년 1월 의정부시 의정부동 10층짜리 대봉그린아파트 1층에 주차됐던 오토바이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변 건물에 불이 번지면서 5명이 사망, 125명이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130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화재는 방 쪼개기가 사고를 확대시킨 원인으로 지목된다.분양수익을 높이기 위해 건축주가 방 쪼개기를 했으며, 소방안전관리자는 안전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이처럼 불법 방 쪼개기는 소방·환기시설, 이동통로가 좁아질 수밖에 없어 대형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권대중 교수는 "화재에 약한 재질로 칸막이를 하는 데다, 작은 공간에 많이 살다 보니 화재가 발생하면 위험이 커진다"면서 "소방을 철저하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재산권도 위협한다. 방 쪼개기는 기존에 있던 호수를 쪼개서 임대하므로 임차인이 전입신고 시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없는 호수를 기재할 수 있다. 문제가 생길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구조다.최원철 교수는 "전·월세를 막론하고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집주인이 건물 전체에 담보를 잡았을 경우, 방 쪼개기 거주자라면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고 주의를 요구했다.서진형 회장은 "불법건축물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건축물대장에 나온 소재지로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을 받게 되면 임차보증금을 보호받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집주인이 방 쪼개기 후 임의대로 표기한 호실 그대로 전입신고를 하게 되면 대항력을 가질 수 없다. 건축물대장에 나온 소재지를 보고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단속에도 수요에 따라 쉽게 근절되지 않는 방 쪼개기전문가 "실태조사, 수도·전기 중단, 공유형 주거" 제시수요와 수익에 따라 쉽사리 근절되지 않는 불법 방 쪼개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일까.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정기 실태조사 △이행 거부 시 수도·전기 공급 중단 △공유주거 확대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서진형 회장은 "시군구에서 불법 방 쪼개기 집중 단속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기적인 실태조사가 중요하다"면서 "정기 조사로 건축물대장에 불법건축물임을 표시해 임차인이 이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최원철 교수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불법 방 쪼개기를 자행한 건물주에 강한 조처를 하는 방법과 공실이 계속돼 임대가 어려운 오피스나 상가를 공유형 주거로 바꾸는 방법이다.최 교수는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기존에 방 쪼개기를 했던 임대인은 이를 유지한다"면서 "계속 원상복구를 하지 않으며 시정명령을 듣지 않는다면 수도나 전기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등의 강력한 처벌 카드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이어 최 교수는 "최근 온라인 마켓이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상가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몇몇 임대인은 상가빌딩을 원룸으로 불법 개조하기도 한다. 이런 상가를 공유형 주거로 바꾸는 게 대책이 될 수 있다. 장사가 잘 안되는 상가를 리모델링, 공유형 주거로 바꾸는 것은 조례로도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경기도 성남시 가천대학교 인근 대학가의 원룸 내부. /독자 제공신학기를 앞두고 수도권 대학가에 대학생들의 방 구하기가 시작됐다.17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힉교 자연과학캠퍼스 인근 하숙 및 자취생을 모집하는 전·월세 게시판 앞에서 학생이 시세를 살피고 있다.계속되는 저금리에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있고, 선호도가 높은 원룸의 경우는 월세 가격도 꾸준히 상승함에따라 대학생들이 방을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임열수기자 pplys@biz-m.kr경기도 성남시 가천대학교 인근 원룸촌 전경. /박소연기자 parksy@biz-m.kr2015년 1월에 발생한 의정부 화재 현장. /최재훈기자 cjh@biz-m.kr2015년 1월 화마가 의정부 아파트를 휩쓸었다. /최재훈기자 cjh@biz-m.kr수원시 권선구 곡반정도 원룸촌 일대. /비즈엠DB
2020-02-19 윤혜경
'지옥고'. 반지하·옥탑방·고시원을 합친 준말로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과 부담할 수 없는 월세에 떠밀려 주거빈곤에 처한 청년의 현실을 담은 신조어다.주거빈곤에 처한 1인 청년 가구 수는 여전히 많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전문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실린 '청년가구의 주거빈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를 보면 만 19~34세 가구주 233명 중 24.7%는 주거비 과부담, 8.9%는 최저주거기준 미달로 나타났다. 최저주거기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거비 부담까지 큰 주거빈곤 가구는 33.1%에 달했다.이에 비즈엠은 청년 주거를 살펴보기 위해 '청년이 내몰린다'를 기획했다. 상편에서는 대학·취준생, 사회초년생이 주로 거주하는 대학가가 '불법 방 쪼개기'로 더욱 열악해지는 현장을 살펴보고 하편에서는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진단해봤다. <편집자 주>"아니, 사람이 죽었다고요?"직장인 1년 차 사회초년생 이예진(23·여·가명)씨는 친척 집에서 신세를 지다 불편을 느껴 가천대학교 재학시절 살았던 K프라자를 찾았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3층 한 층에만 원룸이 100개가량 있었는데, 그 모습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 학우들이 살던 4층도 마찬가지였다.유일하게 5층만이 예전 그대로였다. 입구 앞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방이 있냐고 묻자 복층과 일반 원룸을 보여주며 보증금은 100만원이며, 월세는 각각 45만원, 40만원이라고 했다.이씨는 금액이 터무니없다고 느꼈다. 본인이 살던 3층과 비교했을 때 시설이 열악해서다. 침대에서 화장실까지 거리는 불과 세 발자국. 침대 두 개가 놓인 방이지만, 화장실은 여자 두 명이 들어가면 꽉 찬다. 샤워는 고사하고 세면대에서는 손 씻기조차 벅차다.게다가 TV, 세탁기, 쿡탑 등의 생활가전이 없었다. 세탁과 조리는 별도로 마련된 구역에서만 가능했다. 대학교 기숙사나 고시원처럼 씻고 자는 것만 가능한 방인 것이다.관리사무소 직원은 개강을 앞둔 만큼 남은 방도 금방 빠진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5층의 원룸은 총 51가구로 그가 살던 3층보다 가구가 적어 소음도 덜하며 상대적으로 쾌적하다고도 했다.직원은 충격적인 소식도 전했다. 그가 살던 3층은 방이 180여개 가량 있었으며, 거주자 한 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구급차가 왔다는 얘기였다. 이씨는 방에 있으면 기침하는 소리와 용변 보는 소리가 전달되는 것도 모자라 누군가가 내는 진동까지 고스란히 느끼던 과거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계약을 하지 않고 6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6층은 더욱 열악했다. 이곳은 고시원으로 운영 중이었는데, 방이 얼마나 많은지 한눈에 알 수 있는 현관문이 수두룩 빽빽했다.방 내부도 좁기는 마찬가지. 침대와 옷장 등 기본적인 물품만 갖춰져 있다. 방 안에서 씻을 수는 있지만 변기는 없어 용변은 공용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고시원인 만큼 방에서 취사도 불가능하지만, 월세는 보증금 10만원에 35만원이다. 월세만 놓고 보면 가천대학교 평균 원룸시세와 동일한 수준이지만 이곳 또한 현재 매물이 많지 않다고 했다.이씨는 수용소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에 K프라자를 나와 원룸촌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학생들이 움직이는 시기라 '최소 2년 계약'이 아니면 월세 방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하며 급하다면 고시원을 가보라 했다.별수 없이 고시원 몇 곳을 둘러봤다. 외관은 고시원처럼 보이지 않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가면 쪼개진 방들이 K프라자를 연상케 했다. 결국 이씨는 마음에 드는 집을 찾지 못하고 친척 집으로 귀가했다.해당 사례는 비즈엠에 제보한 이예진씨의 이야기로, 청년들의 주거가 '불법 방 쪼개기'로 더욱 악화하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방 쪼개기는 다가구·다세대 주택 소유자가 주택 내부에 가벽을 설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불법으로 방수를 늘리는 행위를 말한다.본지 취재결과 이씨가 살았던 K프라자는 물론 그가 둘러봤던 일부 고시원도 불법 쪼개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건축물대장을 보면 K프라자 3층은 근린생활시설·운동시설에서 고시원으로 무단용도 변경해 위반건축물로 등재됐다 2019년 기타공공업무시설로 용도 변경했다. 4층도 업무시설에서 숙박시설(고시원)로 무단용도 변경을 해 적발됐다가 2018년 노유자시설로 바뀌었다.5층과 6층은 현재 건축물대장에서도 '위반건축물'로 표기된다. 당초 신고한 용도와 달리 고시원으로 용도를 무단 변경해서다.원룸촌 2층에 있던 A 고시원도 건축물대장에서는 2가구가 사는 다가구주택으로 등록돼 있다. 우편함과 계량기를 봐도 건축물대장에 올라온 대로만 부착돼 있었다.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2층 건물주는 면적 112.58㎡을 9개로 쪼개 고시원으로 운영, 임차인에게 세를 받고 있다. 지난 2009년과 2013년 무단용도변경으로 위반건축물 등재가 됐으나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불법으로 방을 쪼개 세를 놓다 적발,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아 지자체로부터 이행강제금을 부과받더라도 임대수익으로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최근 국토교통부는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불법 방 쪼개기 단속 요령을 전달하고 철저한 단속을 당부했다.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의 행정은 탁상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낸다. 방 쪼개기를 근절할 수 있는 규제가 시급한 시점으로 보인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청년들이 주로 거주하는 한 다가구주택 복도. /박소연기자parksy@biz-m.kr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소재한 가천대학교 인근 상가 건물. 음식점부터 고시원 등 다양한 업종이 운영 중이다.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K프라자 6층. 좁은 복도에 현관문이 수두룩 빽빽하다. /박소연기자parksy@biz-m.kr실외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우편함은 한 개뿐인 층에 에어컨 실외기가 8개나 붙어있는 이곳은 고시원으로 불법 용도 변경 후 운영 중에 있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K프라자 건축물대장. 현재 '위반건축물'이란 표시가 뜬다.
2020-02-17 윤혜경
경기 악화 등의 악재들이 겹치면서 경기지역 내 상가 및 아파트 분양 업계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미끼성 이벤트가 극성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2박 3일 제주도 여행권에 당첨됐다고 해 모델하우스로 갔더니 이벤트 상품으로 나온 관광상품권을 줘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화성시 반송동에 사는 A 씨는 얼마 전 '라크몽'에서 보낸 우편물을 받고 깜짝 놀랐다.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껴 봉투를 열어봤는데 스크래치 복권 한 장이 들어있었다.제일건설㈜이 동탄2신도시 워터프론트콤플렉스 문화복합용지(8BL)에 짓는 동탄호수공원 라크몽(동탄 라크몽)은 체험형 패밀리 엔터테인먼트몰로, 지하 3층, 지상 5층, 연 면적 6만893㎡ 규모로 들어선다. 오는 2021년 12월 완공 예정이다.이곳에는 국내 최초 디스커버리 인도어파크와 국내 대표 실내동물원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지역 주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지난해 10월부터 분양에 나서 이날 현재 330개실 중 90% 가까이 분양이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동탄 라크몽에서 A 씨에게 보낸 황금빛 테두리에 '꽝 없는 복권!!!'이라 쓰인 해당 복권에는 1등 황금열쇠(순금10돈), 2등 황금열쇠(순금5돈), 3등 2박3일 제주도 여행권, 4등 자전거, 5등 생활용품 등 당첨내용도 함께 적혀 있었다.평생 이벤트에 단 한 번도 당첨되지 않았던 A 씨는 혹시 모를 기대감에 스크래치 된 부분을 동전으로 긁어 봤고, 놀랍게도 3등에 당첨되는 행운을 얻게 됐다.A 씨는 제주도 여행권을 받기 위해 복권에 적힌 데로 모델하우스를 찾아 담당자인 B 실장을 만났다.제주도 여행권을 받으러 왔다고 하자 B 실장은 "S 아파트와 L 아파트 전 세대에 우편물을 넣었는데 어디서 오셨느냐"며 "2박 3일 제주도 여행권은 팀장님께 상담 후 받아가시면 된다"고 설명했다.이어 1시간 남짓 라크몽의 프로젝트 개요 및 공공성·상징성 보장 내용, 입지 현황, 사업지 특장점, 상품구성, 투자 수익률 등에 대한 안내가 이어졌다.B 실장은 "3~4천만 원 투자로 부가세 1천만 원과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며 "전세는 물론 알박기도 가능하고, 나중엔 프리미엄까지 붙여 매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처럼 계속되는 상가 투자 권유에도 별다른 관심이 없는 듯 보이자 그는 여행권이라며 봉투를 건넸고, "이용안내를 잘 확인한 뒤 사용하면 된다"는 말을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그가 전한 봉투에는 제주도 여행권이 아닌 한 여행사이트에서 만든 이벤트성 관광상품권으로, 협찬 숙박 업체를 이틀 이용(요금 1인 1박 기준 14만 9천원)하는 조건이었다. 또 공항이용료, 유류할증료도 본인 부담이었다.특히 유효기간(2021년 1월 30일) 내에 사용해야 하는데 주말, 연휴 및 성수기, 준 성수기 출발은 추가 요금을 부담해야 해 사실상 사용 자체가 어려운 미끼성 이벤트에 불과했다.A 씨는 "같은 단지에 사는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모두 제주도 여행권인 3등에 당첨됐다고 했다"며 "그래서 처음엔 믿지 않았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봤더니 역시나 사기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또 그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이벤트로 고객을 우롱하고 있는데 정말 분양은 90% 이상 됐는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상가 투자만 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을 것처럼 고객들을 현혹하고 있는데 애꿎은 피해자가 생기는 건 아닌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이 같은 미끼성 이벤트는 상업시설뿐 아니라 아파트 분양 업계에서도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수원에 사는 박모(41) 씨는 "미분양 단지로 소문난 곳에서 꽝 없는 복권을 우편물로 보내 받아 본 적 있는데 결론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이었다"며 "상담을 받기 위해 연락처를 남겼는데 그 이후부터 부동산 광고 스팸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미끼성 이벤트가 한창인 동탄 라크몽 모델하우스 내부./이상훈기자 sh2018@biz-m.kr동탄 라크몽에서 1시간여의 설명을 듣고 받은 여행상품권./강승호기자 kangsh@biz-m.kr동탄 라크몽에서 1시간여의 설명을 듣고 받은 여행상품권은 해당 업체의 호텔을 이용해야만 사용 가능하며 사용기간은 1년, 성수기과 주말은 사용불가하다. /강승호기자 kangsh@biz-m.kr동탄 라크몽에서 A 씨에게 보낸 황금빛 테두리에 '꽝 없는 복권!!!'/강승호기자 kangsh@biz-m.kr
2020-01-30 이상훈
2020-01-21 박소연
경기도 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 주변을 중심으로 이른바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들은 개발이 어려운 땅을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입한 뒤 각종 호재를 미끼로 투자자들에게 5~10배 비싼 값으로 토지를 '지분 판매'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20일 A사와 지역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대치동에 있는 A사는 지난해 8월 고양시 일산서구 법곳동 9XX(지목 답) 일대 3천456㎡를 6억4천260만 원에 매입했다. 대략 3.3㎡당 62만 원에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대치동 사무실에서 만난 A사 관계자는 이 땅을 "고양시에서 추진 중인 JDS 지구 바로 옆에 주상복합용지로 계획돼 있다"고 소개했다.JDS 지구는 고양 장항동, 백석동, 대화동, 법곳동, 구산동, 덕이동 일원 2만8천166㎢를 직주근접의 자족도시 기능과 향후 남북교류 활성화에 따른 개발 가능지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사업이다.이에 따라 고양시는 현재 JDS 지구 관리방안과 '2035고양도시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각종 아파트 등 주거 위주의 무분별한 개발사업(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등)을 차단하고자 원점부터 다시 검토하고 있다.그러나 이처럼 아직 구체적인 개발 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았지만, A사는 GTX 킨텍스역과 지하철 3호선 가좌역, 그리고 주거지역 및 상업지역 등이 표시된 도면까지 활용해 마치 사업이 확정된 것처럼 허위광고를 했다.특히 이들은 3.3㎡당 298만 원인 해당 농지를 불법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농지취득 자격증명 신청서'까지 대신 접수해 주는 것으로 나타나 애꿎은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그는 "JDS 지구 주변에 있는 땅을 일반인들이 투자하려면 3~4천㎡씩 덩어리로 매입해야 해 어려움이 있다"며 "저희는 그런 분들을 위해 GTX-A 노선과 지하철 3호선 가좌역 더불역세권에 있는 땅을 매입했고, 1인당 33㎡ 이상부터 지분거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GTX라는 교통망이 만들어지면서 일산이 들썩거리고 있는데 그 중심에 지자체에서 개발하는 JDS 지구가 있다"면서 "CJ가 매입해 짓는 아레나 공연장과 그 옆에 들어서는 호텔, 테마파크까지 조성된다"고 설명했다.특히 "JDS 구역 내 가좌지구는 토지보상이, 대화 법곳지구 내 KBS 방송영상산업단지가 공사에 들어갔다"며 "대화2지구도 개발에 들어갔고, 덕이지구의 경우 지역주택조합아파트로 개발 중"이라며 투자만 하면 큰 시세차익을 낼 수 있을 것처럼 홍보하며 투자를 권유했다.우선 가계약금을 300~400만 원 정도 넣어야 현장답사가 가능하다는 A사 관계자는 지분거래와 농지 취득 부분에 대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도 했다.그는 "상업지역으로 들어갈 자리를 선점한 땅인데 지목이 답이라 법인 매매를 못 해 대표님 지인 두 분으로 명의가 돼 있다"며 "필지를 지분거래 하는 건 법적으로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개발 시 동의가 필요하지만, 매매는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또 매매가 힘들면 저희에게 되팔면 된다"고 전했다.농지취득과 등기까지 7~10일 정도 소요되며, 대리 경작까지 책임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또 그는 "JDS 지구 개발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다면 투자를 추천해드리지도 않는다"며 "며칠 전에도 투자자 한 분이 33㎡를 매수해 등기 신청이 들어갔다. 조금 웃돈을 주더라도 바로 계약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12월 해당 필지 중 33㎡를 투자자 B씨가 2천500만 원에 지분거래 한 것으로 파악됐다.현지 부동산 업계에선 A사에 대해 개발제한구역 등 개발 가능성이 낮은 농지 등을 싸게 매입한 뒤 여러 지분으로 나눠(지분 쪼개기) 투자자들에게 비싸게 팔아 이익을 가로채는 기획부동산으로 보인다고 했다.법곳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법곳동 9XX 관련) 3.3㎡당 50만 원을 준다고 해도 지분거래 한 필지는 절대 매매가 되지 않는다"며 "내 땅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데 누가 사겠느냐. 말도 안 되는 JDS 지구 개발 계획 갖고 땅 팔아먹는 기획부동산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고양시 관계자는 "법곳(대화)지구 등에 대해선 지난해 11월 최종 반려 처분했다"며 "현재 JDS 지구 내 계획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sh2018@biz-m.kr경기도 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 중심으로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박소연기자parksy@biz-m.kr실제 기획부동산에서 거래되고 있는 농지 모습. /박소연기자 parksy@biz-m.kr
2020-01-20 이상훈
2020-01-20 박소연
화성, 용인시 등 경기도 내 일부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이 '가두리 부동산' 퇴치를 위한 캠페인에 나서는 등 반발하고 있다.주로 신도시나 호재가 많은 지역에서 성행하는 가두리 부동산은 중개업소가 활발한 거래를 위해 가격 상한선을 정해 놓고 담합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결국 매도자가 의뢰한 가격대에 매물을 내놓지 않기 때문에 네이버 광고 시 '층수'가 표기되지 않거나 '집주인 인증'도 없는 허위매물이 기승을 부리면서 애꿎은 입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3일 동탄시범한빛마을삼부르네상스 입주민 등에 따르면 인덕원~동탄 전철역 초역세권(100m) 입지인 데다가 내년 초 동탄 현대시티몰(500m) 착공 호재까지 예정된 이 단지 입주민들은 최근 '허위매물 악용 없는 "정직한 부동산 이용" 캠페인'이라 쓰인 현수막 등을 단지 주변 곳곳에 부착했다. 집주인이 원하는 가격에 매물을 올려 주지 않고, 네이버 매물에 집주인 인증을 거부하거나 층수 미표시 매물을 올리는 가두리 부동산을 퇴출하기 위해서다. 해당 단지 바로 옆에 있는 '동탄시범한빛마을아이파트' 전용 85㎡(19층)가 지난 10월 5억5천만원에 거래되는 등 최근 1개월 매물 평균 가격이 6억 초반대에 형성돼 이른바 '대장주' 단지로 불린다.하지만, 가두리 부동산의 표적(?)이 된 이 단지와 구분조차 애매하고, 오히려 생활권은 더 좋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동탄시범한빛마을삼부르네상스의 경우 같은 기간 매물 평균 가격은 4억3천만원으로, 2억원 가까이 시세가 차이 난다. 이 단지의 아파트값을 집주인이 아닌 가두리 부동산이 정하기 때문이라고 입주민들은 입을 모은다.이런 현상은 화성 동탄신도시뿐 아니라 용인 수지, 성남 위례신도시 등지에서도 대장주로 지목된 단지 주변에선 어김없이 벌어지고 있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놓은 물건을 여러 개 거래해야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실제 동탄 3동 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와 동탄시범다은마을 삼성래미안아파트도 '집주인 인증/ 층수표시 하는 클린부동산 이용합시다.'라는 현수막 등을 아파트 단지 주변에 내걸었으며, 수원 광교신도시 '광교중흥 S-클래스', 성남 '위례롯데캐슬아파트', 용인 수지에 있는 '신정주공 1단지' 입주자대표회의 등에서도 가두리 부동산이 아닌 정직한 부동산을 이용하자는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삼부르네상스아파트 입주민 김모(38)씨는 "바로 옆 단지와 비슷한 가격에 매물을 올리려고 했는데 그 가격에는 절대로 매수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올리라고 요구해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지역에서 유명한 부동산 연합회 소속 중개업소에선 모두 똑같은 행태가 이뤄지고 있어 결국 단지와 떨어진 공인중개사사무소에 집주인 인증으로 매물을 등록했다"고 토로했다.박승란 입주자대표회장은 "부동산에서 집값을 결정하는 행태를 근절하고, 소유자들에게 정확한 자산가치를 알리기 위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집주인이 올린 매물의 가치를 깎아내리는가 하면 저가 매물로 거래량을 늘려 이득을 취하는 부당한 행위, 또 전세를 매매 물건으로 표기하거나 층수를 허위로 게시하는 선관의무 위반 행위 등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지적했다.특히 가두리 부동산에선 집주인이 외지에 살면서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거래 유인용 '미끼매물'로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미끼매물의 경우 네이버 광고 시 정확한 층수를 표기하지 않는가 하면 집주인 인증을 하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반면, 부동산 업계에선 가두리 부동산 실태에 대해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화성 석우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가두리 부동산이 있다는 것도 모르지만, 의도적으로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가격 상한선을 정해 놓고 영업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저가 매물만 올리는 게 아니고, 시세에 맞는 매물 위주로 광고하는 부분이다. 또한 집주인 인증은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기존 방식대로 영업하는 것이다. 아파트값은 시장 상황과 수요 및 공급의 원칙에 의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이와 관련, 화성시 관계자는 "가두리 부동산 관련 민원이 접수되고 있지만, 집주인과 중개업소 간 입장이 다르고 사실관계 확인 또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한편, 동탄신도시에 사는 한 주민은 지난달 29일 청원대 국민청원에 가두리 부동산들의 개인정보 공유 문제와 아파트값 담합 등 불법행위를 조사해 달라며 청원을 올렸다. 이날 현재 770여명이 동의했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신도시나 호재가 많은 지역에서 성행하는 '가두리 부동산' 퇴치를 위해 아파트 입주민들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화성시 동탄3동 입주자들이 걸어 놓은 캠페인 현수막. /강승호기자 kangsh@biz-m.com가두리 부동산의 불법행위 조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2019-12-03 이상훈
경기도는 지난 2015년부터 재개발 사업 추진위원회와 조합 임원, 정비사업 전문 관리업자,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정비사업 관련 법령·제도, 추진위·조합 운영 실무, 갈등 해결 사례 등을 교육 중이다. 2015년에는 총 97명이 정비사업 추진절차, 정비사업 세무·회계 처리방법, 시공자 선정·관리처분 업무를 교육 받았다. 2017년에는 142명이 도정법 전부 개정과 추진위·조합운영 실무 및 갈등 분쟁 사례 등을 교육 받았고, 지난해에는 도정법 및 정비사업 계약 관련 기준, 정비사업과 감정평가, 정비사업 갈등과 분쟁사례와 관련한 교육을 128명이 이수했다.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재개발 등 정비사업은 추진위원회 구성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그것은 바로 조합장 등을 비롯한 추진위원회 임원들의 부도덕성과 비리 문제"라며 "이런 문제는 조합장과 임원을 조합원이면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즉, 조합 임원의 자격요건이 없다는 것이 비리 발생 원인"이라고 지적했다.부동산 전문가들은 관행처럼 빚어지고 있는 조합장 비위 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선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조합장 선출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촬영편집/강승호기자 kangsh@biz-m.kr
2019-09-03 강승호
정치권이 지역주택조합의 변종인 '누구나 집'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관련법 개정에 착수한 가운데(2019년 2월 8일자 7면 보도) 일부 지역에서 공사대금을 확보하지 못해 착공이 늦어지면서 계약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7일 천안시와 풍세 누구나 집 계약자 등에 따르면 풍세 누구나 집 사업주체인 H사는 지난 2018년 10월 시로부터 천안 동남구 풍세면 보성리 772 일원 연면적 44만1천400여㎡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29층, 30개 동, 총 3천200세대 규모의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사업계획을 승인받았다.앞서 이 부지는 A지역주택조합이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던 곳이었지만, 자금 조달 문제 등으로 잇따라 차질을 빚다 결국 좌초됐다.따라서 H사는 사업계획 승인 후 올해 1월 A지역주택조합의 계약자를 풍세 누구나 집 조합원으로 승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이런 가운데 H사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천시장 재임 시절 시행한 주거정책인 누구나 집에 대해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계약자를 모집해 이날 현재 기준 A지역주택조합원 1천800여 명 외에 추가로 520여 명과 계약을 체결했다.이중 절반이 내 집 마련의 부푼 꿈을 안고 1차 계약금(가입비, 행정용역비 등) 1천200만원을, 나머지는 2차 계약금 2천400만원을 모두 낸 것으로 파악됐다.그러나 사업승인 당시 그해 12월 31일 착공 예정이던 일정이 공사비 확보 문제로 2~3차례 연기되더니 아직도 정확한 시기조차 정해지지 않자 '사기 분양' 논란이 일고 있다.특히 이들 계약자는 금융비용 발생 등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계약 취소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업 시행사 측은 "취소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어 피해가 확산할 전망이다.계약자 L씨는 "2021년 1월 완공예정이라더니 처음에는 감리 선정, 다음에는 구조심의, 이제는 자금 조달을 이유로 1년 가까이 착공이 늦어지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지금도 공사비를 확보하지 못해 언제 공사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대출받아 계약금 낸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계약 해지는 절대 못 해준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토로했다.K씨도 "그동안 시공사도 두산건설에서 신원종합개발, 삼정그린코아로 수시로 바뀌는데 과연 사업이 제대로 되겠느냐"며 "정부와 송영길 국회의원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고 해서 계약했는데, 실상은 실패한 지역주택조합을 임대주택으로 이름만 변경해 계약자를 모집하는 사기 분양이다. 사업승인을 내준 천안시도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풍세 누구나 집 분양 관계자는 "공사비 자금확보가 완료되면 시공사와 최종 협의를 마치고 착공계를 제출할 예정이지만, 공사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계약서에 환불 관련 내용이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계약 취소는 불가하며, 향후 양도양수만 가능하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천안시 관계자는 "사업승인 당시 사업주체가 공사 대금이 있는지 여부까진 확인하지 않는다"며 "민원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만큼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이런 가운데 본지 취재 후 풍세 누구나 집은 계약자들에게 '빠른 착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세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L씨는 "탈퇴 시 위약금 내용이 있는데 이게 가입비 20%와 행정용역비 전액"이라며 "사업주체가 지금까지 착공도 못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2천400만원 기준으로 가입비 480만원과 행정용역비 600만원을 합쳐 총 1천80만원을 위약금으로 가져간다는 게 말이나 되냐"며 분통을 터뜨렸다.이 같은 누구나 집 문제는 인천뿐 아니라 동두천, 평택, 안성 등지에서도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피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한편, 올 1월 김영진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법안소위원회를 통과했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다음은 계약자가 받은 문자 메세지 전문풍세누구나집입니다. 저희 풍세누구나집은 지난 7월 8일 구조안전심의 통과 후 착공을 위해 사업비 조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일정이 많이 지체되어 앞으로의 사업진행이 어떻게 되는지, 착공은 언제하는지 계약자님들께서 관심가져주시고 걱정하시는 마음 십분 이해되지만, 사업이 부도났다, 계약금을 반환받기 위해 사업을 중단시켜야 된다와 같은 일부 자극적이고 무분별한 확인 없는 추측성 이야기들로 인하여 다수의 계약자님들께서 혼란스러워 하시고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이와 관련하여, 계약자님들께서 불안한 마음에 많은 손해를 감수하시면서라도 탈퇴에 대한 문의가 수차례 있었습니다. 그러나 착공을 앞두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단체 탈퇴의 사태가 일어날 경우 계약자님들과 저희 사업 모두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바, 탈퇴에 관하여는 착공 이후에 해당조항에 따라 위약금을 공제하고서라도 탈퇴를 원하시는 분이 있으시면 접수를 받고자합니다.또한, 현재 사업비조달에 가장 어려운 사항은 자기자본(에쿼티)의 부족으로 이 부분의 보완을 위하여 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금융공사, 충남도청, 금융기관 등과 다방면으로 접촉하여 협의 중에 있으며, 늦어도 9월~10월경에는 결과를 안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추가적으로 문의 또는 확인하실 사항이 있으시면 조합사무실에 연락 또는 내방하여 주시면 친절히 답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모두가 힘든 상황에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해 송구스러운 마음이지만, 계약자님들의 성원과 응원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빠른 착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2019.08.01. 에이치앤파트너스 대표 XXX천안 풍세 누구나 집 견본주택의 모습./독자 제공풍세 누구나 집 사업주체가 계약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세지./독자 제공풍세 누구나 집 위약금 관련 문서./독자 제공
2019-08-07 이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