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에 30만가구 조성(검암역세권 개발 포함)"… 정부 집값대책에 여론 싸늘

수년내 주변시세 이상 올라 '일시적 효과'… 서울시도 GB해제 반대
  • 이현준 기자
  • 발행일 2018-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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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검암신도시 일대. /경인일보DB

 

그린벨트를 활용한 정부의 집값 안정 대책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린벨트에 조성된 아파트의 첫 분양 시엔 비교적 낮은 분양가가 형성되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해당 아파트가 주변 시세 수준 이상으로 상승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 6월 첫 입주를 시작한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A 아파트 단지는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정책에 따라 그린벨트 내에 조성됐다.

조성 부지가 그린벨트라는 점은 평(3.3㎡) 당 800만 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분양가 설정이 가능했던 주된 요인 중 하나였다.

첫 입주 이후 3년 4개월여가 지난 최근 이 아파트 단지 일대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확인한 이 아파트 단지 시세는 브랜드 별로 평당 적게는 26%에서 많게는 67% 정도 높아졌다.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34평형의 경우 주변 아파트 단지보다 매매가 기준으로 3천만~4천만 원 정도 더 높게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며 "이 일대에 신규 아파트 단지 물량이 적어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오른 측면도 있다"고 했다.

역시 그린벨트를 활용해 조성된 서구 가정지구 일대 아파트도 분양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이 일대 B 아파트 34평형은 평당 1천만 원대로 분양됐다. 지난 5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는데, 불과 5개월 사이 20% 정도 올랐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사 사무소 측 설명이다.

이 사무소 관계자는 "새 아파트와 30평대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매매가가 오르고 있다"며 "40평대의 기존 아파트보다 30평대 새 아파트 가격이 더 나가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린벨트를 활용해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집값 안정 대책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앞서 그린벨트 등을 풀어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에 3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놨다.

양질의 저렴한 주택이 서울과 인천·경기에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입지가 우수한 공공택지를 내년 상반기까지 확보하겠다는 게 정부의 취지다.

여기엔 인천 서구 검암동·경서동 일원 79만 3천㎡ 부지에 2024년까지 7천800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검암역세권 개발사업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서울시의 경우엔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방침에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내는 상황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민경욱 (인천 연수구을) 의원은 최근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그린벨트 해제로 집값을 잡지 못한다"며 "효과도 입증되지 않고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주는 그린벨트 해제 대신 수요가 있는 재건축·재개발부터 푸는 게 맞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