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이 드물고 버스도 안 다니는 외딴곳에 기형적으로 조성된 경인고속도로 밑 인천도시철도 2호선 역사에 대한 시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인천시의 엉뚱한 정책 결정에 따른 불편을 고스란히 주민들이 짊어지게 됐다. ┃표 참조■납득 안 가는 역사 위치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기본계획이 처음 수립된 건 1992년이다. 당시 노선은 서구 검암에서 가정로, 석바위, 시청 등을 거쳐 남동산단을 잇는 24.4㎞ 노선이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가 발생하면서 건설이 늦어졌다. 인천시는 2005년 이 노선을 지금의 서구 오류동에서 남동구 운연동까지 29.2㎞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2호선 기본계획을 변경했다. 경제성 확보 등이 주된 이유였다. 이 과정에서 '가정로' 밑으로 계획됐던 노선은 '경인고속도로' 밑으로 들어갔다. 당시 시가 추진하던 가정오거리 도시재생사업(현 루원시티 개발사업), 경인고속도로 간선화, 가좌IC 주변 도시재생사업 등 사업과 연계한 결정이었다. 2호선 건설이 마무리될 때쯤엔 이들 사업도 함께 끝나 경인고속도로는 간선화 되고, 서인천IC~가좌IC 구간은 인천의 새로운 중심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이들 사업은 추진 과정에서 지연되거나 백지화됐다. 가정오거리 도시재생사업은 3.3㎡당 2천만 원이 넘는 높은 조성원가 탓에 아직도 정상 추진이 안 되고 있다. 가좌IC 주변 도시재생사업은 주민 반대 등으로 2009년 인천시가 사업을 포기했다. 경인고속도로 가좌IC~서인천IC 구간 도로를 지하로 넣고, 상부를 공원 등으로 조성하는 간선화 계획도 사업비 조달 문제로, 2010년 사실상 무산됐다. 인천시는 이런 변화에도 2호선 노선 변경을 진행하지 않았다. 2호선 노선을 경인고속도로 밑으로 변경했던 주된 이유가 없어졌음에도 당시 결정을 그대로 밀고 나간 것이다. 2호선을 이용할 시민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결국, 인천시의 이런 행정은 시민 불편만 키우는 기형적인 지하철 역사를 낳고 말았다. ■불편은 주민 몫더욱 문제는 근본적인 해법 마련이 어렵다는 것이다. 경인고속도로 서인천IC~가좌IC 구간이 일반 도로화되고, 주변 개발사업이 추진돼야 이 지역 시민 불편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인천시 의 설명이다. 그러나 경인고속도로 일반화는 수천억 원의 사업비가 필요하다. 인천시는 이를 위한 재정 마련이 어렵고, 정부 역시 사업비를 지원할 근거가 없다며 난색이다. 현재로선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착공 시점을 쉽게 예상할 수 없다. 잘못된 인천시 정책 결정에 따른 불편을 결국 시민이 감내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인도 확보, 버스 노선 진입을 위한 도로 확보 등 임시적인 대책이라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21일 인천시 서구 경인고속도로 밑 인천도시철도 2호선 서부여성회관역 출입구. 인적이 드물고 버스도 안 다니는 외딴곳에 기형적으로 조성된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납득이 안 가는 역사 위치에 시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2016-08-21 이현준
市 대중교통비용 年 2천억 달해"2호선, 내년 160억원 손실 예상"버스대수 줄이기는 어려운 상황市, 요금 인상도 부담 '진퇴양난'인천도시철도 2호선 개통으로 인천시민들의 교통 편익은 향상됐지만 인천시의 재정 부담은 더욱 늘게 됐다. 한 해 인천 1호선과 2호선, 시내버스 준공영제, 환승 할인 등 대중교통에 드는 비용은 어림잡아 2천억원에 달한다. 그렇다고 도시철도 요금을 올리거나 버스 대수를 줄일 수도 없어 인천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9일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 1호선의 영업손실은 970억원. 이 중 감가상각비를 뺀 순손실액은 300억~350억원 정도다. 시가 지난달 30일 개통한 인천 2호선 운영과 관련해 인천시 예산에 반영한 금액(2호선 운영보조금)은 250억원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2호선 운영으로 인한 수익은 8월부터 발생하지만, 인력 충원과 시운전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올 1월부터 운영된 것"이라고 했다. 영업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는 인원수 등이 유동적이긴 한데 2호선에서만 160억원 정도 마이너스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도시철도 운영은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1명을 수송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천805원인데, 실제 운임은 737원(무임승차를 고려한 평균치)에 불과하다. 1명을 태우면 1천68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시는 매년 도시철도 운영비 부족분과 무임수송 손실액을 교통공사에 주고 있다. 시의 도시철도 지원금은 지난해 68억원이었으나 올해는 2호선 운영에 따라 383억원으로 불어났다. 시 관계자는 "운임 현실화가 필요하지만 서민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며 "운임 문제는 수도권 공통 사항이기도 하다"고 했다.문제는 2009년 8월 시행된 시내버스 준공영제에도 매년 수백억원이 투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3년 569억원, 2014년 472억원, 지난해에는 571억원이 버스 준공영제에 쓰였다.일각에선 2호선이 개통한 만큼 버스 대수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호선 이용객은 하루 8만~10만 명 수준이다. 버스 이용 수요 상당 부분이 2호선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버스 대수를 줄여야 한다는 논리다. 버스 감차는 재정 절감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현재 준공영제에 투입된 버스 수는 1천861대로, 2호선 개통 전과 다르지 않다.시 관계자는 "버스가 줄어들어야 하는 게 맞지만 그 논리는 현실에 맞지 않다"며 "지하철이 닿지 않는 곳을 버스로 거미줄처럼 연결해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지난 2년간 2호선 운영을 고려해 버스 수를 늘리지 않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업체가 감차를 수용할지도 미지수"라고 했다.올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환승 할인 요금제 운영에 드는 비용은 794억원(예산서 기준)이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외부 전문가 합동 점검 9일 오전 인천도시철도 2호선 서구청~아시아드경기장역 구간에서 인천교통공사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들이 선로 전환기를 점검하고 있다. 이날 점검은 지난달 30일 개통 이후 고장 등 사고가 잇따르며 안전운행 우려가 제기되자 내놓은 조치로, 관제·신호·차량·통신·전기·소방·궤도부문의 외부 전문가들과 합동으로 진행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6-08-09 목동훈